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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rcaea/스토리/Act I-I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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=====# 5-1 #===== >[[파일:Arcaea/Story/5-1.jpg]] >---- >절벽에서는 모든 것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. > >생의 굴레에서 벗어난 이들은 소라게가 껍질을 버리듯 영혼을 두고 가는 법이며, 새로운 생명이 그로 말미암아 태어난다. 그들의 정신은 머리 위에서 찬란한 광채를 발하는 연못으로 승천한다. > >마치 물처럼, 정해진 형태가 없는 영혼들. 그 새하얀 영혼들이 하늘을 꿰뚫은 강렬한 색채의 연못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었다. 회색으로만 가득 찬 세계에 비추는 형형색색의 빛깔. > >이를 혹자가 보았다면 경이로운 광경이라 했을지도 모른다. > >그러나 소녀에게 이는 일상의 풍경이자, 일감에 지나지 않았다. >---- >“방금 왼쪽에서 뭔가 흔들렸나?” > >소녀의 뒤쪽에서 동료가 물어왔다. 소녀는 살짝 고개를 돌려 그가 바닥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았다. > >동료의 무릎 위에 얹혀 있는 넓고 얕은 검은색 그릇에는 물이 담겨있었다. > >물 위에 물체를 떨어뜨려 그 파문으로 운명을 점치는, 일종의 주술에 사용하기 위함이었다. 아직 물 표면에 파문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, 막 점을 친 참이었다. > >“아니, 왜? 뭔가 이상해?” > >소녀가 가볍게 대답했다. > >“땅이 조금 흔들린 것 같아.” 남자가 말했다. > >“이런... 좋지 않은데. 더 가까이 다가가볼까?” > >“흠... 균열이 벌어졌을 수도 있겠는데, 한 번 가봐.” > >“그래.” > >소녀는 그렇게 대답하고선, 절벽 밑으로 뛰어내렸다. >---- >빽빽하게 들어찬 영혼들 덕에 소녀는 천천히 낙하할 수 있었다. 소녀가 자신의 옷을 꽉 맞게 조이던 실을 찾아내 당기자 옷이 헐렁해지며 약한 빛을 발했다. > >옷이 큰 소리를 내며 펄럭거리자 영혼들의 영향이 적어져 소녀의 낙하가 빨라졌다. > >소녀는 착지함과 동시에 허리춤에서 낫을 꺼내들어 펼쳤다. 그리고 날을 위로 향하게 뒤집은 뒤 밑동 위에 올라타, >멀리 있는 목적지까지 미끄러지듯 날아갔다. > >균열 내에 갇힌 영혼들을 구슬려 빼낸 후 균열을 닫는 것. > >다시 절벽으로 돌아와 또다른 이상이 생기는지 감시하는 것. > >그것이 소녀의 임무였다. 매일이 이런 일의 반복이었다. >임무를 수행하다 자신의 때가 오면 소녀 또한 영혼들과 함께하게 될 것이다. >---- >사실, 소녀의 때는 이미 왔었다. > >아주 오래전에 이미... 소녀가 알던 세상과 삶은 흐릿한 기억으로만 남아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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